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. 그냥 강변 산책 정도겠거니 했는데, 발 아래 3,000년 전 청동기 시대 마을이 통째로 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. 비가 내리는 날씨였음에도 문막섬강 투어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평점 97.6을 기록했다는 결과가 납득될 만큼, 이 강에는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이야기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습니다.강 이름 하나에 담긴 1,000년의 역사저도 처음엔 '섬강'이라는 이름이 강 안에 섬이 있어서 붙은 줄 알았습니다. 일반적으로 강 이름은 지형이나 색깔에서 따온다고 알려져 있으니까요.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습니다. 이름 하나를 따라가다 보니 신라 말기 왕권 붕괴라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이 펼쳐졌습니다.섬강의 물줄기는 홍천·횡성·평창 경계에 위치한 해발 1,261m의..
솔직히 저는 문막에 살면서도 이 땅에서 의병이 싸웠다는 사실을 거의 몰랐습니다. 마을투어에 따라 나섰다가, 100여 년 전 이 골목과 저 산등성이에서 실제로 총소리가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무심하게 살았는지 실감했습니다. 문막의 의병활동과 1919년 독립만세시위, 그리고 그 중심에 있었던 이은찬 의병장의 이야기를 제가 직접 들은 방식 그대로 풀어보겠습니다. 의병활동: 문막 땅에 새겨진 저항의 기록투어 해설을 들으면서 제가 가장 먼저 놀란 건 연표였습니다. 1896년부터 1908년까지, 문막 일대에서 의병과 일본군 사이의 교전 기록이 여러 차례 남아 있습니다. 구체적으로 1907년 9월 22일에는 의병 약 100명이 문막 부근에서 일본군과 공방전을 벌였고, 이듬해인 1908년에도 2월, ..
